1. <오발탄> 줄거리
주인공 송철호의 직업은 계리사로 적은 봉급에 시달리는 가난한 삶을 이어갑니다. 그는 양쪽에 난 사랑니로 치통을 앓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여유가 없는 힘겨운 삶입니다. 그의 가족 또한 모두가 힘든 처지에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늘 '가자'고 외쳐대는 정신이상을 가지고 있고 그의 만삭의 아내는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입니다. 동생 영호는 군 제대 후 변변한 직장 하나 없이 사고만 치고 다닙니다. 그 외 여동생 명숙과 막냇동생 민호, 신발을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 딸이 있습니다.
명숙은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경식과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경식은 자신의 다친 다리 때문에 명숙과 거리를 두게 됩니다. 결국 명숙은 양공주로 밤거리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영호는 다방 아가씨이자 영화배우를 하는 미리에게 영화에 출연할 것을 요청받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자신의 옆구리에 난 관통상 때문인 것을 안 영호는 제안을 거절합니다. 영호는 우연히 군대에 있을 때 야전병원에서 알게 된 설희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영호는 설희의 집에까지 가게 되었는데 설희의 옆집 남자로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며칠 뒤 설희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도 설희를 찾아갑니다. 영호는 설희가 이웃집 남자에게 살해당한 것을 알게 되고 설희의 방에서 권총을 가지고 나오게 됩니다.
영호는 은행의 돈을 훔칠 결정을 내리고 박하사에게 운전을 부탁하게 됩니다. 영호가 사용한 총 소리에 놀라 박하사는 도주해 버리고 영호는 돈을 가지고 도망가다가 경찰에 잡히게 됩니다.
영호를 데리러 경찰서에 다녀온 철호는 출산 중이던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병원으로 급히 향하지만 아내는 끝내 숨을 거두게 됩니다.
철호는 정신없이 걷다가 치과에 들어가 사랑니 하나를 뽑습니다. 다른 쪽 하나도 뽑길 원하지만 의사는 출혈이 많아 거절을 하게 됩니다. 철호는 다른 치과로 가서 남은 사랑니마저 뽑아 버립니다.
또 정신없이 걷던 철호는 택시를 타고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가다가 택시 기사에게 다시 경찰서로 가줄 것을 요구합니다.
철호의 마음은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그의 입안 사랑니를 뽑은 곳에서 끊임없이 피가 나옵니다. 택시 기사는 왜 이런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냐며 투덜거리게 됩니다.
2. <오발탄>에 관한 이야기들
이 작품은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며 이범선의 단편소설 오발탄을 원작으로 한 한국의 네오리얼리즘 영화 입니다.
(*네오리얼리즘이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나타난 리얼리즘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리얼리즘은 19세기 중엽에 이미 미술과 문학에서의 사조였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조를 네오리얼리즘이라고 칭하게 됩니다.)
김진규, 최무룡 등 당시 최고의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제작에 자금난이 있어 조명감독의 개인적인 예산을 투입할 정도로 힘겹게 완성한 작품입니다.
단편소설인 원작과 달리 철호의 동생인 영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색된 장면들이 있습니다. 막냇동생과 간호장교 출신의 설희, 영호를 도우다가 배신하는 박하사 등은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철호의 어머니가 6.25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향에 가자'라고 자주 외치게 됩니다. 이때의 고향의 의미가 북한을 향하고 남한을 버리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영화 제작진들은 고민 끝에 '푸른 나라로 가자'로 바꾸게 됩니다.
영화의 원본은 소실되고 미국에 출품한 판본을 DVD 화한 것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판본은 영어 자막이 있고 화질 자체가 매우 손상되어 있었습니다.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판본을 기준으로 다시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진행하여 복원했습니다. 손실 정도가 심해 이에 따른 비용도 상당히 소모되었습니다. VFX 기술을 활용하여 영어 자막을 지우고 화질 개선 작업을 진행한 끝에 2016년 5월 19일 영상 자료원 파주 보존센터 개관을 기념하며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2016년 11월 25일에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습니다. 복원 완성도가 높았지만 오소링 작업에서 보정 실수가 있었던 것이 결함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영화 내용과 포스터의 이미지 사이에 간극이 있는데,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한 홍보전략을 중요시했던 당시 한국 영화계 관행이 만들어낸 차이였습니다.
3. <오발탄> 후기
한국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답게 당시의 시대상을 매우 잘 표현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소수의 이익을 위해 진행된 전쟁으로 인해 다수의 국민만이 고통 속에서 살게 되는 현실을 잘 담아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각 인물들을 통해 개인의 수준에서 느끼고 생각해 보게 하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가 높지만 영화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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