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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클래식, 김기영 감독의 <하녀>

by Monup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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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1. 하녀 줄거리

주인공 동식은 아내와 다리가 불편한 딸, 막내아들로 구성된 네 식구의 가장으로 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작곡가입니다. 어느 날 동식은 여공 선영에게 편지로 고백을 받게 되고 이를 기숙사 사감에게 알립니다. 선영은 정직 처분을 받고 수치심에 일을 관두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이 사건 이후 선영의 기숙사 친구였던 경희는 동식에게 피아노 레슨을 부탁합니다. 동식은 이사를 위한 생활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녀의 개인 레슨 부탁을 들어줍니다.

시간이 지나 동식은 가족들과 함께 2층 양옥집으로 이사합니다. 그리고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어 동식은 경희에게 집안일을 해줄 하녀 한 명을 소개받게 됩니다. 잘 지내던 동식은 자신에게 고백했던 선영이 고향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아내를 친정에 보내고 장례식에 갔다 옵니다. 그날 밤, 제자 경희에게 고백을 받게 됩니다. 동식은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거절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녀는 동식에게 다가가 유혹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3개월 후 하녀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동식의 아내가 알게 되었습니다. 하녀는 계단에서 굴러 낙태를 하게 됩니다. 자식을 잃은 하녀는 이성을 잃어가고 동식 부부의 아들을 계단에서 떨어져 죽게 합니다. 하녀는 집안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을 공장에 알리겠다고 동식을 협박합니다. 또한 동식에게 자신이 원할 때 동침할 것을 요구합니다. 동식의 아내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동식과 하녀의 관계를 어쩔 수 없이 허락합니다.

어느 날 경희가 피아노 레슨을 핑계로 동식을 찾아오고 하녀는 질투심에 칼로 경희를 찌르게 됩니다. 집에서 도망친 경희가 경찰서에 신고하면 하녀는 그동안의 일을 자백해서 동식이 해고당하게 하고 아내와 자신은 법적 처벌을 받게 만들 거라고 협박합니다. 하녀와 쥐약을 먹고 자살하기로 결심한 동식은 계단 위에서 죽어가는 하녀를 뒤로하고 아내 곁에서 죽게 됩니다.

 

2. 하녀, 영화 밖 이야기

1960년 개봉했던 하녀가 지금의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되기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60년대 당시엔 영화가 오락거리로 취급받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컸고 필름의 보존과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한국의 고전 영화 필름들이 소실되었고 하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82년 5번째와 8번째 릴이 소실된 상태의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이 발견되었고 1990년에 남은 필름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찾은 필름들은 해외 영화제 출품용이며 오역된 부분이 많고 필름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영화 프로듀서 겸 교수인 김경현 씨는 우연한 기회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하녀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자신이 운영하는 WCF(World Cinema Foundation)의 첫 복원 작품 중 하나로 하녀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탈리아 복원 업체인 시네마테크 볼로냐와의 경쟁에서 이겨 2008년 복원을 목표로 국내에서 복원 작업이 시작됩니다. WCF의 지원에도 복원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필름을 복원하는데 성공합니다. 

2008년 칸 영화제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되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0년 임상수 감독의 하녀 개봉 시기와 맞춰 국내에서도 다시 재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DVD판에서는 평론가 김영진과 봉준호 감독의 음성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2013년엔 크라이테리온에서 블루레이로 발매했습니다.

2014년엔 한국영상자료원 첫 블루레이로 국내에 발매되었고, 평론가 이동진과 박찬욱 감독의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3. 하녀를 보고 느낀 점

처음 하녀를 보았던 것은 대학교 2학년 교양 수업이었습니다.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편이라서 전공과목을 짜고 남은 시간에 영화와 관련된 교양 수업을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처음 하녀를 만나게 되었을 때는 기대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선 영화적인 극적 구성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60년대의 시대가 반영되었으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서 현실과 다른 설정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당시 공장에서 여공들이 음악 레슨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극의 진행을 위해 설정된 부분입니다. 김기영 감독이 치과대학을 나온 경험이 영화적 구성에서 느껴지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옷장에서 하녀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이라든지, 사건의 진행이 마치 수술할 때의 단계를 거치는 것과 같이 파헤쳐 지기도 하고 다시 이어지기도 하면서 특유의 소름 끼친 느낌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주 배경이 되는 집의 구조가 1층과 2층으로 나뉘고 그 사이 계단이 있다는 점도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현실에선 특별할 것 없는 이 공간이 영화 속에서는 매우 공간감을 느끼게 만드는 장치로써 활용됨이 그렇습니다. 또한 마지막 엔딩이 당시의 검열에 의해 바뀌게 되면서 영화의 전반적인 구조가 액자식으로 변형이 되기까지 했는데 이 점이 처음 볼 땐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보면서 느꼈던 점은 그 자체가 한국 영화사의 역사가 담긴 매우 의미 있는 점이라고 생각되었고 그것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 또 즐겁게 보게 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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